▲서울대병원 김기범 교수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 심장판막이 식품의약품 판매 허가를 받았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수입판막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세계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 소아흉부외과 김용진 교수, 소아흉부외과 임홍국 교수)과 태웅메디칼은 2년 간의 인공 심장판막의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우수하고 안전한 제품으로 검증돼 식약처 시판 허가를 취득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보건복지부 지원 바이오이종장기사업단을 통해 돼지와 소 심장 외막을 이용한 인공심장판막 개발을 시작했다. 또한 개흉수술 대신 피부를 통해 간단히 판막을 이식하는 스텐트 개발도 동시에 진행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이후 2016년부터 시작한 임상시험에서 환자 10명에게 이식하고 6개월 추적 관찰한 결과,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종이식의 가장 큰 문제점인 면역거부반응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 면역억제제가 필요없었다.
이 연구는 올해 6월 미국 심장학회 잡지 ‘혈액순환,중재시술(Circulation, Cardiovasc intervention)’에 소개됐고,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심장에는 혈액순환을 조절하는 판막 4개가 있다. 가장 흔한 판막질환은 대동맥의 판막 협착이다. 그러나 대동맥 인공판막은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 개발한 타비(TAVI)라고 불리는 스텐트-인공심장판막이 상용화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스텐트 이식 폐동맥 인공판막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제품이다. 그간 한국과 미국, 중국이 치열하게 경쟁해 왔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 심장판막. 사진=서울대병원
현재 외국에서 개발돼 쓰이고 있는 제품은 개당 3000만~4000만원이다. 가격 뿐만 아니라 가장 큰 문제는 10년마다 판막을 교체해야 한다. 또한 최초 수술은 가슴을 여는 수술이 필요한 부담이 있었다.
이번 인공판막을 이용한 시술은 개흉수술이 필요없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심장초음파와 심장 CT로 환자의 폐동맥판막 영상을 찍은 다음, 맞는 판막 크기를 정한다. 대퇴 또는 목 정맥을 통해 아래 도관으로 판막을 폐동맥 부위에 삽입한다.
연구팀은 “이번 인공판막 개발로 처음부터 가슴 절개 없이 정맥을 통한 시술이 가능하다. 또한 스텐트가 견고하고 폐동맥 크기에 유연하게 맞출 수 있는 장점도 있다”라며 “향후 환자들의 수술과 경제적 부담을 한결 덜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수출을 통해 국부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상용화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 허가를 위해 연구팀은 다음 달 유럽 6개국, 11개 소아심장센터와 만나 협의하기로 했고 내년 초부터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기범 교수는 “현재 국내 여러 병원에서 추가 임상시험이 진행하고 있다. 내년 초부터 유럽 내 허가임상을 진행해 유럽CE인증을 받으면 환자 삶의 질 향상과 한국 의료기술 세계화에 보다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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