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순 교수팀, 국내 아밀로이드 PET 양성 환자 대상 연구… 인지 척도도 의미 있게 상승
사진: 순천향의대 신경과 양영순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베타아밀로이드(Aβ)가 올리고머 상태로 진행될 때부터 개입하면 플라크 생성으로 이어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최근 국내 연구에 따르면 도네페질과 은행잎 추출물을 병용 투여했을 때 인지기능이 유의미하게 개선되고, 핵심 병리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 올리고머 경향(MDS-Oaβ)도 더 억제되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은행잎 추출물은 안전성 면에서 큰 문제 없이 부작용 프로파일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항혈전제 병용 출혈 위험 증가 역시 문헌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순천향의대 신경과 양영순 교수는 인지장애 관리를 주제로 한 웨비나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콜린알포세레이트 선별 급여 시행 시 경도인지장애(MCI) 환자 본인부담 증가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은행잎 추출물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도인지장애는 인지 저하는 있으나 일상생활장애(ADL)는 없는 상태로,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된다. 도네페질,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아세틸콜린분해억제제)과 메만틴(NMDA 수용체 길항제)은 치매에서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나, 경도인지장애에서 유의한 효과 입증에는 실패했다. 콜린 알포세레이트는 선별 급여로 환자 부담이 늘고 임상 재평가 결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양 교수는 "올리고머 단계가 초기 병리적 변화의 핵심으로, 이 시점에 개입하면 Aβ의 축적을 더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은행잎 추출물은 동물실험에서 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가능성과 항염·항산화 등 다양한 기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사진: 베타아밀로이드 병리학적 기능(Aβ 생성 → Aβ 올리고머 → 섬유질 → 플라크 형성 → 시냅스 손상 → 인지기능장애 발생)
실제 임상 연구 결과 240㎎ 복용 시 경도인지장애, 주관적 인지장애(SCD), 초기 치매 등에서 인지 개선이 보고됐다. 다수 연구와 메타분석에서 도네페질 등 치매 약과 병용했을 때 인지기능 상승효과를 보였다.
양 교수팀은 국내 실정에서 은행잎 추출물을 도네페질과 병용할 때 실제 효과는 어떠한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아밀로이드 PET-CT 양성인 병리학적 알츠하이머병이 확실한 환자를 대상으로 검증했으며, 약물은 SK케미칼의 기넥신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받은 환자 101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도네페질(60명) 또는 도네페질+기넥신(41명)을 투여했다.
12개월 추적 결과 도네페질 단독군에서 한국형 간이정신상태검사(K-MMSE) 변화는 -0.1로 거의 변동 없었고, 임상치매척도박스총점(CDR-SB)은 0.1 정도 증가해 인지기능이 약간 악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MDS-Oaβ는 -0.01로 약간 감소했다. MDS-Oaβ(Multimer Detection System-Oligomeric Aβ)는 Aβ 올리고머화 경향을 측정하는 바이오마커다.
반면 기넥신 병용군의 K-MMSE 변화는 +2.4로 의미 있는 개선을 보였다. CDR-SB은 0.8 감소했는데, 통계적 유의성은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경향은 긍정적이었다. MDS-Oaβ는 -0.15로 단독군에 비해 훨씬 큰 폭으로 감소했다.
부작용으로 도네페질 단독군 일부에서 어지럼증·경증 소화기 이상이 보고됐다. 기넥신 병용군에서도 소화기 증상이 보고됐으나, 두 그룹 간 크게 차이 없었고, 오히려 어지럼증은 기넥신군에서 더 적게 보고됐다.
양 교수는 "도네페질과 기넥신을 병용했을 때 인지 척도(MMSE)가 의미 있게 상승했고, 핵심 병리 마커(MDS-Oaβ)도 유의하게 줄어, '올리고머화 억제'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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